이 드론 공격에 사망한 하마스 정치 2인자, 전쟁 핵심 인물[피플in포커스]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살레흐 알아루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평소 헤즈볼라·이란과의 관계와 가자지구 전쟁에 깊숙이 관여해 온 알아루리의 사망 소식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2일(현지시간)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사 NNA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이스라엘 무인기(드론)가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하마스 시설을 타격, 알아루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을 포함한 6명이 숨졌다.

로이터통신은 알아루리가 가자지구의 하마스 지도부들보다 영향력은 낮지만,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의 작전을 지휘하면서 하마스의 핵심 인사로 여겨져 왔다.

레바논에서 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리고 두 단체의 주요 후원국인 이란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알아루리는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레바논 주재 이란 관리들을 여러 차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소식통들은 그가 가자지구 전쟁 관련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과 협력 중이었다고 설명한다.

하마스 내에서도 알아루리는 서안지구를 장악 중인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의 정당인 파타와 관계를 유지하고 팔레스타인 정파 간 화해를 주도하는 인물로 묘사돼 왔다.

이스라엘과의 분쟁에서 알아루리는 강경파로 여겨졌다. 그는 하마스의 군사 조직인 이즈 앗딘 알카삼 여단의 설립에 참여했으며, 이스라엘은 그가 수년 동안 자국을 겨냥한 공격을 조직적으로 지휘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2014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의 배후로 꼽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약 7주 동안 전면전이 벌어졌다.

아울러 알아루리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자 강경한 저항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해 알아루리가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를 발표한 이후 여러 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야히아 신와르 등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부가 깊은 곳으로 숨어들고 있는 가운데, 알아루리는 지난해 12월 완전한 휴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인질을 더 이상 석방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전쟁 관련 협상에 긴밀히 관여했다.

1966년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인근에서 출생한 그는 하마스의 초창기 멤버다. 그는 1987년에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봉기)를 계기로 하마스에 합류하게 된다.

그는 파타 지도부가 이스라엘과의 오슬로 협정을 합의하기 1년 전인 1992년에 이스라엘 감옥에서 15년을 보냈다.

이후 2007년 알아루리는 2006년 하마스에 체포된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릿의 석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당국에 다시 체포되었다가 2010년 3월 석방됐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자지구에서 추방됐다.

그는 시리아에서 3년을 보낸 후 튀르키예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압력으로 그는 튀르키예를 떠나야 했다. 이후 카타르와 레바논에 거주하며 헤즈볼라 거점인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에 있는 하마스 사무실에서 일하다 이날 갑작스러운 공습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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