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가자지구 전역에 극심한 굶주림과 절망…주민들 심각한 위험"
가자지구 주민들, 굶주림 참다 못해 WHO 호송대 차 막기도
총 15곳 중 유일하게 남은 병원 2곳, 사람 밟지 않고는 못 지나가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전역에 극심한 기아와 절망감이 만연해 있다며 가자지구 인구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 "끔찍한 부상, 극심한 기아, 심각한 질병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인도주의 활동가들과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긴급 조처"를 취할 것을 27일 촉구했다.
WHO는 지난 26일 알 시파(Al-Shifa)와 남쪽의 알 아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Al-Amal Palestine Red Crescent Society) 등 총 두 병원을 방문해 필요 물품을 전달하고 요구사항 등을 파악했다. 해당 병원들은 이재민을 위한 쉼터 역할도 겸하는데 알시파 병원에는 5만 명, 알 아말 병원에는 1만4000명이 머물고 있다.
WHO는 성명을 통해 "굶주린 이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오늘도 우리 호송대를 막았다"는 직원들의 보고를 전했다. 이어 병원에 의약품, 의료 용품, 연료를 공급하려고 해도 병원 가는 길, 또 병원 안에서 점점 더 제약받고 있다고 했다.
보고에 따르면 병원 내부는 사람을 밟지 않고는 걷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며 인근에는 제대로 쓸 수 있는 화장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리처드 피퍼콘 WHO 대표는 "새로운 인구 이동으로 이미 인구의 막대한 수요를 감당하고 있는 남부 지역의 의료 시설에 부담이 더 커질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며 "강제적 (주민) 대량 이주는 인구 과밀을 심화하고 전염병의 위험을 높이며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가자지구 원조를 확대하기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분배가 개선되리라는 희망을 줬다"면서도 아직 현장 직원들은 영향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민간인들이 더 이상 폭력을 당하지 않게 하고 재건과 평화를 향한 긴 여정을 시작하기 위한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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