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장관, 가자지구 군사작전 점진적 축소 시사(종합)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서 발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만나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3.12.1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다음 단계의 작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저강도 군사작전으로의 전환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찾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의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북쪽으로 지역 주민들이 먼저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초반 집중 공습이 퍼부어졌던 북부 지역부터 군사작전을 완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부 주민들은 대부분 이스라엘의 지시에 따라 남부 지역으로 대피한 상태다.

갈란트 장관은 "곧 가자지구에서 서로 다른 지역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무를 달성한 모든 지역에서 점진적으로 다음 단계로 전환하고, 지역 주민들을 복귀시키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가자지구) 남부보다 북부에서 더 빨리 달성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오스틴 장관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지상전 규모를 3주 내로 축소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으나,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은 특정 시간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저강도 작전이란 가자지구 내 대규모 병력 동원이나 공습의 중단을 말한다. 전면적이고 광범위한 공세 대신에 소수 정예 부대를 투입해 하마스를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등 '외과수술'식의 작전을 펼치라는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방문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3.12.1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이와 관련해 오스틴 장관은 "작전을 끝내라는 의미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특정 목표를 겨냥하는 데 집중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궤멸까지 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었으나, 미국과의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작전 축소를 언급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적 폭격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쫓는 것을 멈추지 않되 더 조심하면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할 방법에 집중했으면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미국을 이해시킬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민간인 사상자를 제한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그 원칙을 바꾼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가자지구에 무차별 폭격을 퍼붓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군 공군 장교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팔마힘 공군기지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폭탄은 고정밀 폭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가자지구 내 수색 작전 도중 자국 민간인 3명을 하마스 조직원으로 오인해 사살했다. 다음날에는 가자지구 내 가톨릭 교회 인근에서 모녀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이 같은 사건이 이어지자 이스라엘 내부와 국제사회에서는 공격 중단과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한편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0월7일 개전 이래 가자지구 내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만94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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