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가자 공세 축소 촉구…민간인 사망에 인내심 한계"-NYT

美, 대규모 지상·공중전→정밀·표적 공습 전환 희망
사망자 1만8000명 넘어서…"바이든, 인내심 한계 이른듯"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인해 큰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2023.12.1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공세 강도와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몇 주 안에 가자지구에서의 대규모 지상·공중전을 끝내고 보다 표적화된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 관리 4명은 이스라엘이 약 3주 안에 보다 정밀한 전술로 하마스 소탕에 나서길 원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단계'란 소수 정예 부대를 투입시켜 하마스 지도자들을 찾아내 사살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최근 며칠간 미 관리들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세 규모를 축소하라는 목소리를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치솟는 민간인 팔레스타인인 사망자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메릴랜드주에서 국내 현안에 대한 연설에 나선 말미에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쫓는 것을 멈추지 않는 선에서 민간인 생명을 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바람과 이스라엘의 속내는 표면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세는 몇 달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가 축출될 때까지 이스라엘군은 사실상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가 지상과 지하를 연결 짓는 터널을 구축했는데 파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몇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미국간 입장이 직접적으로 충돌하지는 않는단 입장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규모 전술을 바꾸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하지도 않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해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를 지원한다며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다.

한편 이스라엘은이 가자지구 북부에 이어 남부 최대 도시 칸 유니스를 포위하고 공세를 강화하며 하마스 소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는 1만8200명을 넘어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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