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끌려간 소녀, 땅굴서 9살 생일 맞아…父 "마음 산산조각" 절규
죽은 줄 알았던 9세 딸 에밀리, 인질 억류 가능성 제기
"딸 찾을 때까지 계속 전진" 인질 석방 당국에 호소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어린 딸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붙잡혀 가서 오랫동안 고통받지 않고 살해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언론에 털어놓은 적 있는 아버지가 딸의 생존 가능성을 제기하며 하마스에 아이를 풀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하마스가 앞서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 베에리(집단농장)를 기습 공격한 이후 붙잡아간 240여명의 인질들 중 9살 어린 소녀인 에밀리의 아버지의 인터뷰를 실어 보도했다.
아일랜드계 이스라엘 남성 톰 핸드의 어린 딸은 하마스의 기습 당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초기에 알려졌었다.
그러나 DNA 검사 결과 딸과 일치하지 않자, 톰은 딸이 생존해 있으며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그의 딸이 끌려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도 나왔다고 했다. 핸드는 "나중에 목격자가 있었는데, 목격자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딸이) 가자지구로 가는 밴에 끌려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래 여느 아이들과도 비슷하게 에밀리는 비욘세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딸이 살아있다면, 가자지구의 터널 안에서 9번째 생일을 보냈다고 핸드는 말했다.
그는 "딸은 오늘이 생일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에밀리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무슨 날짜인지도 모를 것"이라고 슬퍼했다.
아일랜드 태생의 핸드는 딸 에밀리를 집으로 데려와 달라고 거듭 영국 당국에 호소했다.
하마스의 기습 전까지 집단 농장에서 생활하며 그야말로 '지상낙원'과도 같았던 삶은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고 그는 토로했다.
현재 다른 키부츠 회원들과 함께 호텔에 머물고 있는 핸드는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원래 살던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안전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하마스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면 우리는 결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핸드는 딸이 실종된 이후 체중이 12kg이나 줄었다며, 지쳐서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딸이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메워지지 않을 큰 구멍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그는 자신의 유일한 초점은 딸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전진하는 것이라고 결의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을 위해 아일랜드 총리를 만나 정부를 거듭 압박할 것이라고도 했다.
에밀리가 세 살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이자 핸드의 아내는 암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에밀리의 아홉 번째 생일을 맞아 런던에서는 추모 시위가 열렸고, 뉴욕에서는 타임스퀘어에도 아이의 얼굴이 전시됐다.
핸드는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에서 관중들에게 "에밀리는 이제 겨우 아홉 살이고, 우리와 함께 집에, 자기 방에, 침대에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에밀리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그는 "솔직히 그녀(에밀리) 없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 모두 악몽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를 진정으로 치유하려면 몇 세대가 걸릴 것입니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관중들은 휴대폰의 불빛을 높이 들고 에밀리의 생일을 축하하며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며 지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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