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홍수로 100여명 숨지고 약 70만 수재민 발생

케냐·소말리아·에티오피아 '아프리카의 뿔' 일대

19일(현지시간) 수단 나일강 인근 메이클랩 마을에 홍수의 여파로 건물이 무너지고 대피소가 설치돼 있다. 6~10월이 우기인 수단에서는 이 기간 해마다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자주 발생한다. ⓒ AFP=뉴스1 ⓒ News1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최근 케냐와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등을 포함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을 강타한 대홍수로 인해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70만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영국 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이날 발표를 인용해 이번 홍수로 인해 어린이 16명을 포함해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70만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심화하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이달 초부터 이 지역 일대에 끊임없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케냐에서 약 46명, 소말리아에서 32명, 에티오피아에서 33명이 사망했다며 "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동아프리카 일대인 이 지역은 다양한 이상 기후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번 폭우로 오랜 기간 겪어온 가뭄의 고통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해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에티오피아 책임자 자비에 주베르는 "극심한 홍수로 이재민이 발생했고 가족과 어린이들이 식량, 의료, 식수, 위생 서비스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콜레라와 홍역을 포함한 수인성 질병의 실제 위험이 잇따른다"고 말했다.

엘니뇨가 최소 2024년 4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며 국제사회의 긴급한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혹은 중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경년 기후변동 현상을 일컫는다.

1997년 10월부터 1998년 1월까지 엘니뇨로 인한 홍수가 잇따라 발생해 아프리카 뿔에 속한 5개국에선 6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소말리아에서는 동아프리카를 흐르는 주바강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최소 18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2019년 말에는 동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 두 달 동안 계속된 폭우로 265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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