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팔 전쟁에 개입 않겠다 밝혀…하마스 참전 요청 거부"-英매체
직접 개입은 피하면서도 군 목표물은 계속 공격
확전 막으며 이스라엘과는 계속 대치하려는 셈법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은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펼친 이스라엘을 거듭 경고해 왔지만 결국 확전 우려로 직접 뛰어들지는 않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익명을 요구한 이란 정부와 하마스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게 "하마스를 정치적, 도덕적으로 계속 지원하겠다"면서도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겠다"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하메네이는 하니예에게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 참전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 단체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압력을 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하마스의 참전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군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이란과 레바논 등 주변국에 "오늘 여러분의 저항군이 팔레스타인인들과 단결하는 날이다"며 참전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통해 중동 전역의 이스라엘과 미국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로켓과 드론 공격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이란 관리들은 전했다.
이는 하마스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직접 대치하지 않고 미국은 끌어들이지 않는 선에서 이스라엘군을 분산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전직 중동 외교관 출신 데니스 로스는 "이것은 억지력을 창출하려는 이란의 방식"이라며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 상황은 유지될 것이지만 공격하면 모든 것이 바뀐다'고 말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저항의 축' 구성원들 모두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이스라엘과 대치 중인 헤즈볼라도 전면전은 피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하마스가 헤즈볼라에 로켓으로 이스라엘을 더 깊숙이 공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헤즈볼라는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오히려 레바논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현재 하마스의 본거지로 지목된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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