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국장, 이스라엘 전격 방문…'교전 일시 중단' 입장차 좁힐까
"인질 위치·하마스 공격에 유용한 정보 제공 등 협력 확대"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중동 정세를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여러 정보 담당자와 국가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그 중 첫 방문지는 이스라엘로, 이날(5일)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번스 국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데이비드 바르네아 국장과 기타 고위 국방·정보 관리들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오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이 지역 동맹국들과 정보 협력을 약속할 계획이다.
또 미국은 인질 위치나 하마스의 후속 공격에 유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스라엘과의 정보 공유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CNN에 "번스 국장은 특히 대테러와 안보 분야에서 협력 약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주 요르단 대사, 국무부 차관 및 부장관 등을 지내며 미 국무부에 30년 넘게 몸담은 인물이다. NYT는 번스 국장이 중동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신뢰하는 외교관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이 번스 국장을 보낸 것은 양국의 휴전과 관련한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일시적 교전 중단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측에서는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없다는 입장이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도주의적 일시적 교전 중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아랍국가와 유엔,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단체들도 휴전을 촉구하며 미국의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까지 휴전은 없다"고 일축했다.
NYT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군사 작전을 수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관리들과 미국 관리들 사이에는 긴장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악시오스 역시 번스 국장의 이번 방문은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유도하고 확전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중동을 순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셔틀 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봤다.
한편 번스 국장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요르단을 찾아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압둘라 2세 국왕은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이 예정됐으나 지난달 17일 가자지구 병원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회담을 취소했다.
또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카타르와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의 중심에 있는 이집트도 방문할 예정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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