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16으로 시리아 공습…바이든, 확전 우려하면서도 명령, 왜?
"이스라엘과 조율하지 않았다…가자지구 분쟁과 관련 없어"
"국내 정치적 압력 및 중동 지역 억지력 과시 등 작용했을 듯"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의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자 미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등에 공습을 가했다.
미국이 아랍권과의 정면충돌로 번질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 F-16 전투기 2대가 현지 시간 27일 오전 4시 반쯤 이라크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동부 압카마르 인근에서 IRGC와 관련 조직이 사용하던 무기고와 탄약고를 공습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은 IRGC와 그 산하 단체들이 사용하는 시리아 동부 시설 2곳에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공격은 지난 17일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공격을 계속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기지에서 드론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미군은 IRGC를 비롯한 친(親)이란 무장 세력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중동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레바논, 이란, 시리아, 이라크 등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측에서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했는지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미국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과 공습을 미리 조율하지 않았다"며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군기지 공격을 떼놓고 보더라도, 미군기지에 대한 공격으로 자국 군인이 다쳤으니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CNN은 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1300억원)를 동결 해제하는 대신 이란에 억류된 수감자를 석방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로 인해 공화당 등 자국의 반(反)이란 세력들로부터 '분명한 반대 노선을 취하라'는 정치적 압력을 받아 왔다.
미국은 동결자금이 인도주의적 물품을 구매하는 데만 사용하도록 감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사회는 이 동결자금이 어떤 형태로든 하마스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공습으로 신경전을 벌여 온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나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선택지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이 중동 지역에 여전히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공격을 강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지 하루 만인 지난 8일 이탈리아에 있던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이스라엘과 가장 가까운 지중해 동부 해상으로 전진 배치한 데 이어 또 다른 핵추진 항모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호를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또 지난 21일에는 사드를 배치하고 패트리어트 대대를 추가로 배치하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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