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도 감지…'6.9' 강진에 모로코 사망자 300명 육박·부상자 153명(종합)
밤 11시에 강진 발생…USGS "구조물 취약해 광범위 피해 가능성"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 수가 최소 296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은 스페인, 포르투갈과 라바트에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해당 지진이 120여년만에 모로코를 강타한 최고 규모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주간지인 스펙테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USGS는 8일(현지시간) 오후 11시 11분께 마라케시 남서쪽으로 72km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 진원의 깊이는 19km로 측정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SMC)는 이 지진 규모를 6.9로 측정했고 깊이가 10km였다고 관측했다.
마라케시는 모로코 중앙부에 있는 제 3의 도시로 인구는 100만명이 넘는다. 특히 백종원이 해외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이곳에서 촬영된 뒤 올 상반기에 방영돼 한국에도 많이 소개됐다.
모로코 국영방송은 내무부 공식 발표를 인용, 사망자가 최소 296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는 153명이라고 전했다.
USGS는 "모로코 지역에서 이 정도 강도의 지진은 흔치 않지만 아예 예상 밖의 일은 아니다. 1900년 이후 지진이 발생한 반경 500km 이내에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없었으나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9건이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 내 상당 수 주민들이 "지진에 매우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모로코 군은 주민들이 여전히 여진에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안전에 유의하라고 안내했다. 모로코 군 당국은 X(구 트위터)에 “여진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와 안전조치가 필요함을 상기시킨다”고 다.
현재 피해 지역 내 주민들은 대부분 건물 밖에서 대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가디언은 마라케시에서 목격자를 인용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구시가지의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밝혔고, 현지 방송에서는 모스크 첨탑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도했다.
스펙테이터는 "상당 수 건물이 붕괴하고 현지 병원에서도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했다.
마라케시 주민인 브라힘 히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건물이 지진으로 파괴됐다면서 주민들이 겁에 질려 있고, 여진에 대비해 밖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해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04년 모로코 북동부 알 호세이마에서는 규모 6.3 지진이 발생해 최소 628명이 숨지고 926명이 부상했다.
yoong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