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심장마비?…튀르키예 정부, 건강이상설 차단 나서

에르도안, 건강문제로 생방송 인터뷰·선거유세 중단
대선·총선 한 달 앞둬…집권 20년 가장 큰 시험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앙카라 국회에서 집권 정의개발당 의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튀르키예 정부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입원했다는 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건강문제로 방송 인터뷰와 선거유세 활동을 중단하면서 내달 선거를 앞두고 건강이상설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대통령실 후원으로 설립된 팩트체크 기관 '허위정보퇴치센터'는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입원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일(27일) 아쿠유 원전 준공식에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아쿠유 원전은 튀르키예 최초의 원전으로 에르도안 대통령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Rosatom)이 건설 중이다.

대통령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무리 가짜뉴스를 퍼뜨려도 에르도안 대통령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5월14일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상태는 매우 좋다"며 "감기에 걸린 것뿐이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중부 3개 도시에서 선거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돌연 옥타이 부통령이 대리로 참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은 의사들의 조언에 따라 쉬어가겠다"며 "신의 허락으로 내일부터 일정을 계속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AKP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7일 일정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25일)에도 복통으로 생방송 인터뷰를 취소하기도 했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터뷰를 예정보다 90분 늦게 시작했으며 시작된 지 10분 후에는 질문 도중 광고가 나갔다.

또 방송이 갑작스레 중단되기 전 카메라는 흔들렸고 진행자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15분쯤 뒤에 다시 돌아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제와 오늘 힘든 일정으로 장염에 걸렸다"고 사과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12년 한 차례 위장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5월14일 대·총선에서 20년간 집권 기간 중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지난 2월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과 80%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보이는 경제 위기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케말 클로츠다오을루는 트위터에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한다"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