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여진에 6명 사망·800여명 부상…"도로가 출렁" 주민들 공포
"땅이 갈라지는 줄"…길거리 비명으로 가득
사망자 4만7000여명…에르도안 주택 건설 약속
- 박재하 기자,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정윤영 기자 =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규모 6.4의 지진과 규모 5.8의 여진이 연달아 발생해 6명이 숨지고 800여명이 다쳤다. 지난 6일 발생한 대지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양국은 또 다시 공포에 떨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CNN 튀르크를 인용해 지난 20일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CNN 튀르크는 추가 사망자 일부가 지진으로 손상을 입은 건물에서 소지품을 챙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레틴 코카 튀르키에 보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지진으로 294명이 다치고 이중 18명이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6일 대지진부터 운영됐던 일부 보건시설에 균열이 생겨 환자들과 의료진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번 지진으로 시리아에서 최소 47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오후 8시4분께 튀르키예와 시리아 접경지에서 규모 6.4, 발생 깊이는 1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해당 지진의 규모를 6.3로 발표했다.
해당 지진 발생 3분만에 규모 5.8, 깊이 7㎞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오후 8시43분까지 규모 3.9~5.2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2주만에 또다시 지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하면서 주민들은 공포에 빠졌다.
AFP통신 취재진은 지진 발생 당시 튀르키예 남부 안타키아에서 도시에서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위태롭게 버티던 건물들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또 길거리는 도움을 요청하는 부상자들의 비명으로 가득했다.
안타키아에서 가족의 시신을 찾던 알리 마즐룸(18)은 AFP에 "가족들 시신을 찾던 중 지진이 일어났다"며 "우리는 어쩔 줄 몰라 서로를 붙잡았다. 마치 지구가 우리를 삼키려고 열리는 것 같았다"고 몸서리를 쳤다.
공증인 사무소에 근무하는 메흐메트 이르막은 "도로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며 "수많은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타이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텐트 생활을 하던 무나 알 오마르는 7살짜리 아들을 끌어안고 울면서 "땅이 발밑에서 갈라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오늘 저녁 새로운 지진을 직면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들과 함께한다"며 "유엔은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에 따르면 지난 6일 규모 7.8의 지진 이후 6200 차례 이상의 여진이 기록됐다. 본진의 규모로 인해 여진은 1년간 계속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까지 튀르키예에서만 수습된 시신은 4만115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5800여명까지 합산하면 사망자 수는 5만 명에 근접하고 있다.
AFAD는 38만5000여채의 건물이 무너졌거나 철거돼야 할 정도로 심하게 파괴됐다며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피해가 심각한 11개 지역에서 신규 주택 20만여채를 건설하겠다며 1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발표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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