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덧없는 기쁨의 날들"…시리아 구조현장서 발견된 일기장
내전과 지진이 할퀴기 전 행복했던 삶의 기록
튀르키예·시리아 사망자 총 3만6000명 넘어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대지진이 강타한 시리아 북부의 필사적인 구조 현장에서 지진과 내전 이전의 행복했던 삶을 기록한 일기장이 발견돼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시리아 민간구조대 화이트헬멧은 이날 알레포 주 진디레스 구조 현장에서 발견한 일기장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화이트헬멧은 일기장의 저자가 내전과 지진으로 얼룩지기 전에 시리아의 삶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일기장에서 저자는 "고향에서 이드 알피트르를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축하했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때 느꼈던 기쁨이 "끝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제는 덧없다고 표현했다.
이드 알피트르는 금식 기간인 라마단의 종료를 기념하는 행사로 끝나는 날 사원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성대한 음식을 장만해 축하하는 이슬람 최대 문화 행사다.
또 저자는 내전으로 이드 알 피트르가 "더 이상 웃음의 날이 아니라 눈물과 그리움의 날이다"며 오래 전에 잃어버린 순간들에 대한 그리움을 적었다고 화이트헬멧은 전했다.
이를 발견한 화이트헬멧 자원봉사자 무함마든 "일기장을 보고 마음이 아팠고 읽으면서 내 아이들도 생각났다"며 "누구든 찾아서 가족과 재회시켜주기 위해 한순간도 구조를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이날까지 집계된 공식 사망자수는 3만6217명으로 파악됐다. 튀르키예에서 3만1643명, 시리아에서 4574명이 숨졌다.
이는 2004년 스리랑카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보다 더 많은 사망자로,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역대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지진이 됐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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