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피해 갔는데'…싸늘한 주검돼서야 고향에 돌아온 시리아 난민들
시신 300구 이상 국경 넘어…시신 확인 뒤 "이틀 후 출산하기로 했는데" 오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십수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을 피해 튀르키예(터키)로 몸을 피했다가 이번 지진으로 봉변을 당한 시리아인들이 고국으로 인도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시리아 국경인 밥 알-하와 국경 대변인 마젠 알루시는 이번 지진으로 사망한 시리아인의 시신 300구 이상을 국경 넘어 시리아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현재 밥 알-하와 국경은 지진 발생 후 사실상 폐쇄된 상태지만, 튀르키예 당국은 인도적 차원에서 시신 인도를 허용했다.
알루시 대변인은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일부터 지금까지 시신을 받고 있었다"며 "튀르키예에 있던 시리아인들의 시신이 여러 지역과 병원에서 우리에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는 약 36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수십만 명의 난민은 지진 진앙지 근처인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 살고 있다.
후세인 간두라는 트럭에 실린 5개의 검은색 가방 중 하나에 뺨을 댔다. 그 안에는 고작 16살 된 자신의 아들 모하마드의 시신이 있었다. 간두라는 로이터에 "나는 그의 마지막 여정 전 그에게 작별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오사마 압둘라자크도 눈물을 머금은 채로 누나의 사망 서류를 확인했다. 그는 "누나는 이틀 후에 출산하기로 돼 있었다"며 오열했다.
시리아 이들리브 지방 출신으로 현재 튀르키예 키리칸에 거주하는 자헤르 카르보틀리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 그는 "가족의 죽음이 확인되면 가족을 시리아에 묻겠다"며 "우리의 땅은 우리를 쫓아냈지만, 우리가 죽으면 받아줄 것"이라고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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