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2인자 새 정부서 강등…파키스탄 역할 의심"-인도언론
지난주 판지시르 진압 두고 총격전 발생…바라다르 부상
파키스탄, 중재 과정서 지지기반 없는 하산 임명한 듯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지 3주만인 7일(현지시간) 새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했다.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여겨지는 인물이 총리 대행으로 지명되지 않은 가운데 조직내 권력 다툼을 파키스탄이 중재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발표된 새 정부 구성에는 총리 대행으로 조직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아닌 모하마드 하산이 임명됐다.
대다수 외신들은 아프간 새 정부 구성이 발표되기 전 지난해 미군 철수 협정 당시 서명하고 지난 7월28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 등 탈레반의 실질적 리더로 활동하던 바라다르가 총리를 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주 판지시르 저항군 진압을 두고 탈레반 내 파벌간 충돌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개입하면서 새 정부 구성안의 틀이 달라졌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전했다.
바라다르 파벌과 탈레반에서 가장 강경 성향을 보이고 있는 '하카니 네트워크'는 지난 3일 판지시르 저항군 제압을 두고 노선투쟁을 벌이다 카불에서 총격전이 발생했고, 그 과정에서 바라다르가 부상했다는 것.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ISI는 중재협상 과정에서 모하마드 하산이 권력기반이 없기 때문에 양 파벌간 싸움에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총리대행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ISI는 자신들이 아프간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인도 언론에서 현재 치료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바라다르는 부총리 대행으로 임명됐다.
이 밖에 국방장관 대행에는 물라 무함마드 야쿠브, 외무장관 대행에는 모울비 아미르 칸 무타키가 임명됐다.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내무장관직을 맡았다. 하카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테러 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에 테러 단체와의 모든 관계를 끊으라고 촉구한 상황에서 하카니의 존재는 미국과의 관계에 장애물로 작용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정부 구성안에는 국제사회의 요구이자 앞서 탈레반이 약속한 포용적 정부 구성과는 달리 비탈레반 인사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무자히드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와 관련해 "발표될 아프간 새 정부는 향후 변화를 염두에 둔 임시 정부 형태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내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으며 임시 권한대행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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