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軍, 반군 지역 무차별 폭격…"병원·민가 파괴"

SOHR "어린이 9명 포함 민간인 21명 사망"

28일(현지시간) 시리아 알레포주 서쪽 카프르 할랍 마을에 정부군 폭격으로 인한 검은 포연이 피어오르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28일(현지시간) 북서부 반군 점령지를 무차별 폭격해 병원과 민가가 다수 피해를 입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폭격은 이들리브주와 알레포주 등지에 집중됐다. 특히 알레포주 서부 마을 카프르 할랍의 번화가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폭격 당시 라마단 기간을 맞아 거리가 주민들로 붐볐다"며 "정부군 공습으로 곳곳에 시체가 나뒹굴고 상점들은 파괴됐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정부군의 폭격으로 어린이 9명을 포함해 민간인 2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카프르 할랍에서만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군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 구조대는 카프르 할랍 마을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2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 병력이 28일(현지시간) 북서부 하마주에서 반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이들리브주 카프란벨 마을의 병원 시설은 이날 폭격으로 건물 일부가 무너져 폐쇄됐다. 데이비드 스완슨 유엔 인도주의사무소 대변인은 "폭격 피해로 병원 운영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국영 SANA통신도 이날 "정부군이 반군 점령지인 하마주의 농촌 마을을 포격해 가옥이 파손되고 밀밭이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무장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현재 이들리브주를 중심으로 알레포와 하마 일부 지역을 포함한 북서부 일대를 장악하고 있다.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은 지난 4월 이후로 반군 점령지 공습을 강화해왔다.

SOHR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정부군의 폭격으로 약 28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이날 이들리브주를 비롯한 반군 점령지역 주민 27만명이 대피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군 폭격으로 잿빛으로 변한 카프르 할랍의 민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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