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정치개혁' 시위대·경찰 충돌…7명 사망

그린존 진입에 고무·최루탄 발사…200여명 부상

이라크 정치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1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타히르 광장에서 국기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1일(현지시간)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해 7명이 숨졌다고 이라크 경찰이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폭력 사태는 부패와 친족주의 타파를 주장하며 일어난 지난 2015년 시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경찰은 이날 대부분 강경 시아파 성직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 일부가 바그다드 그린존에 진입하려 하자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발사했다.

그린존은 이라크 정부 청사와 외국 대사관 등이 밀집해 있어 치안활동이 강화된 특별구역으로 일반인의 자유로운 통행이 불가하다.

한 이라크 경관은 "이로 인해 7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2명은 보안군이며 나머지 5명은 시위대다"고 말했다.

경관에 따르면 200명 이상이 부상했고 그보다 더 많은 수가 최루 가스 흡입으로 인한 호흡 곤란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 11명은 고무탄과 최루탄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당초 시위대는 오는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과 선거위원회 물갈이를 요구하며 타히르 광장에 평화롭게 모였다. 이때 시위대는 그린존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자 했다. 이에 보안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AFP통신은 경찰 고위 관계자와 주민을 인용해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이후 그린존에 다수의 카츄사(Katyusha)형 로켓이 떨어졌다고도 전했다. 포격의 배후나 이에 따른 사상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과 내무부 관료들은 AFP에 로켓 6~7발이 그린존에 떨어졌으나 명확한 타깃이나 피해자 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폭력 사태와 로켓 발사가 연관돼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에서는 밤부터 주요 도로 다수가 봉쇄됐으며 경비가 삼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보안군이 11일(현지시간) 시위대 앞에 서 있는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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