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박, 리비아 폭격 경고 불구 석유 선적 강행

(트리폴리 로이터=뉴스1) 정은지 기자 =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 관계자는 북한 인공기를 단 유조선 '모닝글로리'호가 8일(현지시간) 밤 늦게 석유 선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모닝글로리호는 이날 새벽 4시께 리비아 동부 석유 수출항이 엘 시데르항에 정박했다.

이 날 리비아 반군이 장악한 현지 방송국은 반군의 첫 석유 선적을 축하하기 위해 엘 시데르항에서 낙타를 잡아 나눠주는 장면을 전달하기도 했다. 리비아에서는 큰 경사를 맞을 때 낙타를 잡아주는 전통의식이 행해진다.

이에 앞서 알리 제이단 리비아 총리는 "유조선의 선장과 국기, 범행을 꾸미고 항구를 조정하고 있는 군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유조선이 리비아 영토에서 떠나지 않으면 폭격으로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비아 정부는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오후 2시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리비아 동부 자치 운동의 압-라보 알바라시는 리비아 정부 측이 석유 재산을 공유하고 부패와 관련된 안건을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만약 그들이 누구를 공격한다면 우리도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유조선이 지중해에서 활동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리비아 NOC 대변인은 "'모닝글로리 호'는 과거 사우디아라비아의 회사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몇주전 소유권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트리폴리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은 해당 유조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당 유조선이 북한 인공기를 달았다고 해서 북한 선박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리비아에서는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의 축출 후 무장단체가 우후죽순처럼 발생했다.

특히 유전과 항구가 위치한 동부지역에서는 일부 반군들이 정부 대신 직접 원유를 수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은 지난 1월 반군으로부터 석유를 선적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몰타 유조선을 향해 발포하기도 했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