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안바르서 수니파-정부군 사흘째 충돌

수니파 시위장 철거로 촉발…14명 사망

(서울=뉴스1) 이지예 기자 = 정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혀 지역 내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30일 정부군이 안바르 주도 라마디에서 수니파가 1년 넘게 반정부 농성을 벌여 온 시위장을 철거하면서 촉발됐다.

이후 수니파 무장세력과 경찰이 간헐적으로 충돌해 현재까지 14명 이상이 숨졌다.

무장괴한들은 경찰서를 습격해 수감자 101명을 석방하고 무기를 탈취하기도 했다. 이들이 경찰서 건물과 군용차량에 불을 질렀다는 보도도 나온다.

수니파는 정부군이 철거한 장소에서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시아파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여 왔다.

말리키 총리는 충돌사태가 심화하자 31일 안바르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가 이튿날 결정을 뒤집었다.

또 지역 정부와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반군 공격을 막기 위해 병력을 증강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리키 정권은 안바르의 수니파 농성장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부의 본부'라고 규정하고 오래 전부터 철거를 노렸다.

말리키 총리는 이번 철거로 눈엣가시를 제거한 셈이지만 이로 인한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수니파 국회의원 44명은 시위장 철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집단 사퇴를 표명했다.

이들은 군의 안바르 철수와 함께 수니파 정치인 아흐메드 알 알와니의 석방을 촉구했다.

수니파 시위를 주도하던 알와니 의원은 지난달 28일 라마디에 있는 자택에서 정부군에 체포됐다.

수니파 세력은 시아파 정권이 자신들의 지도부를 탄압하기 위해 알와니 의원을 체포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라크 수니파와 시아파는 지난 2011년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철수한 뒤 끊임없는 종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수니파 반군은 현 정권을 잡은 시아파를 이단으로 보고 이들을 표적으로 한 폭탄테러를 자행해 왔다. 시아파는 수니파에 대한 탄압과 배제정책을 펼쳐 수니파의 반발을 키웠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이라크 전역에서 각종 충돌로 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ezyea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