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러 나갔다 까맣게 탄 시신으로…에콰도르판 '개구리 소년'들

군사 작전 있던 지역서 실종…시신들 유전자 검사 확인

2024년 12월 31일 에콰도르 과야킬 법원 밖에서 소년 4명 실종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군인 16명에 대한 공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축구를 하던 에콰도르 소년 4명이 실종되어 국민적 분노가 높아진 가운데 이들이 최근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더욱 공분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납치와 강탈, 살인이 빈번한 데 군인들이 직접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검찰은 31일(현지시간) 앞서 24일 군사 기지 근처에서 발견된 불에 탄 시신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들이 3주 전에 군인들에게 납치된 소년 4명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검찰은 소셜미디어 X 플랫폼에 "유전자 법의학 검사 결과 타우라에서 발견된 시신 4구가 12월 8일 군사작전 이후 실종된 소년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종된 소년들의 나이는 11~15세 사이였고, 이들은 8일 아침 가족들에게 축구하겠다고 말하며 나갔다. 이들은 에콰도르 서부 도시 과야킬에서 축구하던 중 실종되었다. 에콰도르 의회가 공개한 미확인 영상에는 군인들이 이들 중 한 명을 차량에 태워 구타하는 모습이 담겨 있고, 다른 한 명은 엎드린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다 지난 24일 타우라 기지 근처에서 검게 탄 시신 4구가 발견돼 실종된 소년들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고 이번에 유전자 검사 결과 소년들 시신임이 확인된 것이다.

2024년 12월 31일 에콰도르 과야킬 법원에서 실종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인 16명에 대한 공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밖에서는 시민들이 소년들 4명을 애도하는 글을 적고 있다. ⓒ AFP=뉴스1

당국은 지난주 초 타우라 기지를 급습해 실종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군인 16명의 휴대전화와 소년들을 수송하는 데 사용된 차량을 압수했다. 군인들은 소년들이 강도짓을 해 잠시 구금했다가 석방했으며 당시 네 명 모두 살아 있고 양호한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에콰도르 전역에서 분노를 불러일으켜, 수도 키토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답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