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들에 트럼프 규제까지…멕시코 데킬라 재고 5억리터 달해

팬데믹 이후 수요 급감…"판매량보다 증발되는 양이 더 많아"
트럼프, 멕시코 25% 폭탄 관세 시사…"소비자가 올라 자책골 될 것"

멕시코의 대표 데킬라 카사미고스(왼쪽)과 돈 훌리오. 2024.12.1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데킬라 붐'이 꺼진 데에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폭탄 관세까지 시사하자 멕시코 데킬라의 재고가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멕시코 데킬라 규제위원회는 2023년 말 기준 숙성 중이거나 병입을 기다리는 데킬라 재고가 약 5억2500만 리터(L)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생산된 데킬라 양인 5억9900만L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트레버 스털링은 "판매되는 것보다 증발하는 데킬라가 훨씬 더 많다"고 설명했다. 데킬라는 멕시코의 따뜻한 기후로 인해 다른 숙성 증류주에 비해 빠르게 증발한다. 대부분의 데킬라는 배럴에서 3년이면 증발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킬라 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에서의 수요 감소가 꼽힌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는 유명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데킬라 브랜드 '카사미고스'의 광고를 맡으며 데킬라 붐이 일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과 경기 불황이 겹치며 소비자들의 데킬라 소비가 줄어들었다. 음료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미국 데킬라 소비량은 전년도 대비 2017년 17%, 2023년 4% 증가했지만 올해는 1.1%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데킬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의 데킬라 전체 수출량 중 80%를 차지했다.

라몬 곤살레스 데킬라 규제위원회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데킬라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해 자책골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