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평균 시작 연령 12.6세"…멕시코, 전자담배 금지 개헌안 통과
"국가가 국민 건강 보호해야" vs "암시장 만들 것"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멕시코 의회가 전자담배 제조·유통·판매를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엘솔데멕시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멕시코 상원은 전자담배와 베이핑 기기 금지, 펜타닐과 같은 합성 약물 단속을 포함한 불법 약물을 금지하기 위해 헌법 4조와 5조를 개정하는 방안을 찬성 110표 대 반대 5표로 통과시켰다.
이제 이 개정안은 주(州) 정부로 넘겨져 최소 17개 지방 의회에서 승인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멕시코 생태주의 녹색당(PVEM)의 호르헤 카를로스 라미레스 마린 의원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며 "니코틴 섭취 평균 시작 연령이 14세에서 12.6세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12세 어린이들이 니코틴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성인 담배 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성인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5년 0.6%에서 2023년 2.1%로 증가했다. 전자담배 소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15세~24세 사이 연령으로, 2015년 1.6%에서 2023년 4.1%로 급증했다. 특히 10~19세 청소년의 경우 2.6%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상원의원은 엘솔데멕시코와의 인터뷰에서 "전자담배는 냄새가 나지 않아 옆 사람을 신경 쓰지도 않고, 구하기도 매우 쉬우며, 규제도 되지도 않는다"며 "그래서 해로운 것의 섭취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전자담배 암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국 소규모 상인 연합의 의장인 쿠아우테목 리베라는 밀레니오 TV 네트워크에 "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약 200만 명에 달한다"며 "이를 금지함으로써 전자담배 시장을 암시장으로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멕시코에서 전자담배 판매를 법령으로 금지했으나, 대법원은 이듬해 이 법령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후 멕시코 하원은 지난주 전자담배를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일부 국가들은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불분명하다며 이를 규제하는 조처를 강구하고 있다. 홍콩은 올해 전자담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일회용 전자 담배를 금지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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