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개막…바이든 참석하지만 화두는 단연 '트럼프'
전쟁·기후변화·부유세·무역 등 다수 주제 '트럼프 벽'에 막혀
시진핑, 중남미 내 영향력 확대 꾀해…'글로벌 사우스' 언급
- 조소영 기자, 정은지 특파원
(서울·베이징=뉴스1) 조소영 기자 정은지 특파원 =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8일부터 19일까지(현지시간) 이틀간 의장국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 마련된 특별 행사장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G20 회의의 화두는 단연 '트럼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해 바뀔 '세계 질서의 변화'에 각국이 어떻게 대비할지 예민하게 살피게 되는 자리가 될 것이란 뜻이다.
올해 정상회의 주제는 '정의로운 세상과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이다.
브라질 정부가 택한 △기아·빈곤 퇴치 △주요 국제기구(유엔·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세계무역기구(WTO) 등)의 현대화 방안을 찾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까지 세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회의가 전개될 예정이다.
G20 정상들은 회의를 마치면서 정상 선언문도 채택한다.
이번 회의에는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등이 참석한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G20 정상들이 대다수 자리한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참석한다. 유럽연합(EU)에 이어 단체 회원국이 된 아프리카 연합(AU)은 회원국이 된 뒤 이번에 처음으로 G20 회의에 자리한다.
정상회의 선언문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가자전쟁과 같은 글로벌 분쟁에 대한 평화 촉구 메시지를 비롯해 기후 변화 해결에 G20 국가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언문 합의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 속 '어떤 대상자'에 대한 비판도 없이 평화만 촉구하는 모호한 합의를 도출해내느라 각국 외교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대응 내용 또한 실상은 '공허한 구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로이터는 앞서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해 수천억 달러를 동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됐으나 "이 지갑의 끈은 리우에서 모이는 20개국 정상들이 쥐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세계 이슈를 주도하는 미국 수장이 두 달 뒤 트럼프로 바뀐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한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당시 파리 기후변화 협정(파리협정)을 탈퇴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가입을 했으나 트럼프는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해당 협정을 다시 탈퇴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이와 함께 룰라 대통령이 초고소득자에 대한 '글로벌 부유세 부과' 사안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또한 '트럼프의 벽'에 가로막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의 부유층 과세에 대한 반대 기조를 갖고 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밀레이는 지난 14일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회동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외국 상품에 높은 관세를 부여하는 내용 등이 담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거론되면서 '다자주의'에 방점을 둔 회원국들의 노력이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행보에도 초점이 모이는데, 시 주석이 중남미 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G20 회의를 마친 후, 수도 브라질리아로 이동해 룰라 대통령과 별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이 브라질에 도착한 직후 성명 등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북반구 저위도·남반구에 위치한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의 신흥개발도상국)에 대한 발전과 지지를 강조한 점도 그래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시 주석은 이날 브라질 언론 기고문을 통해 "현재 글로벌 사우스가 부상하고 있음에도 국제 거버넌스 시스템에서 그 목소리와 요구 사항은 완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공정한 세상을 건설하려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하는 G20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국가들과 합심해 미국과 서방 국가가 중심이 돼 온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혁하려 하고 있다.
한편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G20 의장국 이양식이 열린다. 2025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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