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이어지던 쿠바 아바나 전력망 대부분 복구…"안심하긴 일러"

아바나 전력 89%까지 복구…전체 전력 수요 충족은 어려워
쿠바 대통령 "약탈행위 엄단…전력난은 미국 제재·금수조치 때문"

20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가 대규모 정전으로 어두워진 모습. 2024.10.2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전국적인 정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허리케인 '오스카'까지 상륙한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전력망이 대부분 복구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 관계자들은 아바나의 전력이 21일(현지시간) 오후 기준으로 89%까지 복구됐다고 밝혔다. 또한 쿠바 최대의 발전소인 안토니오 기테라스가 재가동되면서 일부 외곽의 주(州)에도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하지만 전력 시스템이 복구되더라도 전력 수요를 바로 충족할 수는 없어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쿠바 에너지광산부의 라사로 게라 전기국장은 중요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전력 시스템이 복구되면 정전이 끝날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력 복구 작업이 계속되면서 쿠바 정부는 23일까지 학교와 비필수 산업 시설을 닫기로 했다.

비센테 데라 오 레비 쿠바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 또다른 정전을 피하기 위해 기술자들이 신중히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리케인으로 인해) 송전선이 붕괴해 또 전력망이 붕괴하는 일은 결코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전은 지난 18일 안토니오 기테라스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쿠바 전역의 전력망이 마비되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1000만 명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필수 공공서비스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정전이 계속되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20일 정전을 틈탄 약탈 및 기물 파손 등의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아바나는 대체로 조용했지만, 외곽의 빈민가에서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고 일부 주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면서 좌절감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쿠바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정전은 쿠바의 전력 시설의 노후화와 연료 수급난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쿠바의 우방국인 러시아, 멕시코, 베네수엘라는 쿠바에 대한 수출을 대폭 줄였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전력난이 미국의 금수 조치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제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전력망 마비에서 어떠한 역할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