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나섰던 엘살바도르 경찰청장, 헬기 추락으로 사망

도주 용의자 송환 중 헬기 추락…탑승객 7명 전원 사망
사고 원인 아직 밝혀지지 않아…"단순 사고 남을 수 없다"

엘살바도르 파사키나에 추락한 군용 헬리콥터의 잔해가 9일(현지시간) 풀 숲 사이에 파묻혀있다. 2024.09.09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전국적으로 갱단 단속을 주도했던 마우리시오 아리아자 엘살바도르 경찰청장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아리아자 청장이 8일(현지시간) 업무차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추락 사고를 겪어 숨졌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군은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동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파사키나에 엘살바도르 공군 UH-1H 헬리콥터가 추락했다"며 "추락한 헬기에 탑승한 모든 사람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엘살바도르 국방부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엘살바도르 남동부 파사키나 지역이다. 이 추락 사고로 아리아사 청장을 포함 7명이 사망했다.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아리아자 총장은 온두라스에서 체포된 코사비 신용조합 전 책임자인 마누엘 코토를 호송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토는 약 35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온두라스에서 미국으로 도피를 시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리아자 총장과 코토 외에 헬기에는 경찰 고위 간부 2명, 중위 2명, 상사와 중사, 상병 각 1명씩이 타고 있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이번 일은 단순한 사고로 남을 수 없다"며 "철저하고 최선을 다해 조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아리아자를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아리아자는 2022년 3월부터 엘살바도르 내 범죄 조직 단속을 주도하며 살인율을 낮추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영장 없이 체포가 허용됐고, 이에 따라 무분별한 체포가 이뤄지면서 인권 단체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약 8만2000명에 달하는 갱단원이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아리아자를 포함한 엘살바도르 고위공무원들의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엘살바도르 경찰이 광범위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