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머스크 설전…"선관위 해킹 머스크 지시 vs 부정선거 비극"

베네수엘라 검찰 "해킹 시도로 일부 개표 시스템 장애"
야권 측 "개표 결과 숨기려 시스템 파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미라플로레스 대통령 궁에서 열린 외신과의 언론 콘퍼런스 중 발언하고 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에게 대선 승리를 입증할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는 국제 사회의 압박이 있었다. 2024.07.31.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전을 벌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대한 해킹 시도 배후로 머스크 CEO를 지목했다.

그는 자세한 증거 없이 "머스크가 베네수엘라 선관위에 대한 해킹 공격의 배후에 있다"며 "해킹 공격은 머스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백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도 "베네수엘라는 세계 강대국들의 국내외 침략에 직면해 있다"며 "머스크가 베네수엘라를 장악하고 해외에서 지배하려는 생각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머스크)는 이러한 공격과 공격 행위에 큰 책임이 있다"며 "베네수엘라를 노리는 자들은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28일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회를 가질 때"라며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머스크는 선거 결과 발표 후엔 "독재자 마두로 부끄럽지 않냐"며 "참으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마두로 대통령이 51.2%를 득표했다고 당선을 확정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및 출구조사와는 다른 선거 결과에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베네수엘라 주요 도시에선 반(反) 마두로 시위가 촉발됐다.

베네수엘라 검찰 당국은 일부 개표 시스템 장애가 있었다며 "북마케도니아에서의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30일 선관위에 대한 해킹 공격 시도를 확인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선관위에 대해 실제 해킹 시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마두로 정부가 선거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시스템을 파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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