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당선…"청정 에너지 전환" "범죄 근절" 공약 눈길
출구조사 결과 2위 후보에 26%p 리드…당선 확실시
에너지 정책에 18조원 투입 공약…사회 복지 프로그램 강화 약속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멕시코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이 임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치러진 멕시코 대선 출구조사 결과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가 56%를 득표해 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민행동당 소속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30%의 득표율로 1위와 26%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이변이 없는 이상 셰인바움의 당선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멕시코를 향후 6년간 이끌 예정인 셰인바움에겐 '여성 최초'란 수식어가 자주 뒤따른다. 그는 중남미 최고 명문대인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에서 물리학과 공학을 전공한 뒤 기후학자로 활동하다 현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셰인바움은 여성으로는 최초로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됐는데, 이번엔 '멕시코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셰인바움 당선이 확정될 경우 멕시코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풍력 및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136억 달러(약 18조 원)를 약속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셰인바움은 사회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의 근본 원인을 고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경찰과 사법부간의 정보 공유 시스템을 개선하는 청사진도 그렸다. 멕시코에서는 5년 연속 연간 3만 건 이상의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2022년 기준 총 실종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땐 멕시코는 미국과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제1 수출국이 됐지만, 트럼프가 복귀할 경우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서 더욱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 할 여지가 있다. 3국은 오는 2036년 만료되는 USMCA 협정에 대한 재협상 논의를 2026년께 앞두고 있다.
여기에 일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의 대중 관세를 회피한단 지적을 받는다. 차기 멕시코 정부가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멕시코가 수혜를 봤던 USMCA 협정은 폐기 수순을 맞이할 수 있다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주멕시코 미국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란두는 분석했다.
한편 오브라도르는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 부패한 정치 계층이 멕시코를 망치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한 끝에 2018년 당선됐다. 그러나 높은 지지율과는 별개로 그가 추진한 이른바 '제4차 변혁'은 멕시코를 후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전임자들이 공들여 닦은 의료 및 교육 시스템을 무너뜨렸고, 치안을 방관해 마약 카르텔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기록을 세울 셰인바움은 전임자와는 달리 미중의 패권 경쟁 속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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