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女대통령' 탄생…이목 끄는 내달 '멕시코 대선'

'집권좌파 셰인바움 vs 우파 야당연합 갈베스' 대결
선거 결과 확정 위한 2차 개표…6월 5일부터 8일까지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 2024.04.3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내달 2일 열리는 멕시코 대통령 선거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유력 주자들이 모두 여성인 만큼 멕시코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멕시코를 6년간 이끌 대통령직을 놓고 맞붙고 있는 유력 후보 2인은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61)와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61)다. 남성이자 시민운동당(MC) 소속인 호르헤 알바레스 후보(38)도 뛰고 있으나 일찌감치 '여성 두 사람'의 경쟁으로 선거 흐름이 정리된 상태다.

멕시코가 남성 중심 문화(마치스모·Machismo)가 강한 나라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경쟁 구도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력 주자 두 사람 중 한 명만 당선돼도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특히 셰인바움 후보가 당선됐을 땐 최초의 유대인 국가원수라는 타이틀도 얻게 된다.

두 사람 중 현재까지 승리에 가까운 후보는 셰인바움 후보로 평가된다. 2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알려진 여론조사에서 갈베스 후보는 두 자릿수 차로 셰인바움 후보에게 뒤처지고 있다.

셰인바움 후보는 2011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 함께 했던 인물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인 오브라도르 대통령에 비해 셰인바움 후보는 그보다 '낮은 자세'를 취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녀 스스로 본인을 '내성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에서 에너지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도 지냈다.

미(美)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셰인바움은 오브라도르와 달리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았고 딸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때때로 대립적이었던 오브라도르 때보다 미국과 더 긍정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멕시코 야당 연합 대선 후보인 소치틀 갈베스 후보. 2023.09.03.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갈베스 후보는 제도혁명당(PRI), 국민행동당(PAN), 민주혁명당(PRD)의 야(野) 3당 연합 후보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원의원을 지냈다.

AP 통신에 따르면 원주민 출신의 갈베스 후보는 어렸을 적 가난하게 지냈으며, 아버지는 교사였으나 '마초(남성)적이며 알코올 중독자'(macho and alcoholic)였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멕시코 전통 음식 '타말'을 팔며 가족의 생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다.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다만 한편에서는 그녀의 '불우한 가정환경'이 거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는 약 1억 명의 멕시코인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중앙선거관리위원회(INE)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전국에 설치된 17만 개의 투표소에서 투표하게 된다. 투표 참여를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는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내달 2일 투표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마감된다. 투표가 종료되면 선거관리관이 개표를 시작하고, INE는 실시간 통계를 제공한다. 결과를 최종 확정하기 위한 2차 개표는 6월 5일부터 8일까지 실시된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