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부 덮친 초대형 홍수…78명 숨지고 105명 실종·11만 이재민
마을 전체 물에 잠겨 수천 명 고립
학자들 "기후변화로 피해 더 심각…불안정한 대기가 만든 재앙적 칵테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브라질 남부에서 역대급 홍수가 발생해 78명이 숨지고 약 11만5000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
AFP통신에 따르면 며칠 동안 연이어 쏟아진 폭우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고, 수천 명이 고립되며 최소 105명이 실종됐다.
히우그란지두술의 주도인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주민들이 카누나 소형 보트를 타고 물이 들어찬 거리를 건너거나, 옥상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피해 면적은 주(州)의 497개 도시 중 3분의 2에 이른다. 산사태·도로 파괴·다리 붕괴·정전·단수 등 폭우와 홍수로 파생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민방위국은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식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정부가 재건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두아르도 히우그란지두술 주지사는 "전쟁의 한 장면 같다"며 재난 대응을 위해 "전후 접근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홍수가 콩·쌀·밀·옥수수 등 농업 생산의 본거진인 이 지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짚었다.
브라질 지질청에 따르면 주 전역을 휩쓴 홍수는 1941년 발생한 대홍수를 능가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수위가 150년 전 측정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현장에 파견된 군인들은 수백 명의 환자를 일반 병원에서 대피시키고 야전 병원을 설치하고 있으며, 민간인들도 구명조끼·물·연료 등 필수 물품을 모으기 위해 자원봉사 단체를 결성하고 있다.
기후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홍수 피해가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한다.
프란시스코 엘리수 야키노 기후 전문가는 "히우그란지두술은 항상 열대 기단과 극지방 기단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호 작용은 기후 변화와 함께 강화돼 대기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고 폭풍을 유발하며 재앙적 칵테일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디언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지난 9월에도 같은 지역에서 홍수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 전에는 2년 넘게 가뭄이 지속되며 극단적인 기후를 보였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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