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치안 악화에…에콰도르 국민들, '군병력 거리 배치' 등에 찬성
갱단 두목, 미국서 재판 받을 수 있어
투표 당일 교도소장 피살…치안 강화 목소리 높아져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에콰도르가 해외에서 수배 중인 범죄자를 해외로 인도할 수 있게 된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표본 개표(quick count) 결과 범죄자 인도에 찬성하는 이는 유효 투표의 65%, 반대는 2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이날 폭력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조치를 두고 국민투표에 부쳤다. 투표 대상자는 약 1770만 인구 중 약 1360만명이다. 에콰도르 주민들은 △마약 밀매 조직 소탕을 위한 군병력 거리 배치 허용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해외 인도 허용 등 11개의 문항에 '예' 또는 '아니요'로 의사를 표했다.
현지 매체는 이 중 9개 항목이 과반수의 찬성을 받아 승인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에콰도르 헌법이 개정되면 범죄자를 해외로 인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에콰도르는 콜롬비아와 멕시코같이 조직범죄 혹은 마약 범죄 용의자를 미국에서 재판받도록 할 수 있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번 투표 결과가 범죄와의 전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비쳤다. 노보아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를 지켜냈다"며 "이제 범죄와 싸우고 에콰도르 가정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는 더 많은 수단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은 특히 데미안 파랄레스 에콰도르 마나비주 엘 로데로 교도소장이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해 치안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기도 했다.
2018년 인구 10만명당 6건에 불과했던 에콰도르의 살인 건수는 최근 43건까지 올라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노보아 대통령은 계속되는 갱단 폭력 사태에 지난 1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범죄와의 전쟁을 외쳤지만 수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에콰도르 시민들은 군과 경찰을 권한을 확대하고 총기 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 테러와 마약 밀매 같은 중대 범죄에 더 엄격한 처벌을 부과하도록 정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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