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치안 강화' 국민투표 날에도 교도소장 피격 사망
가족들과 점심 식사 도중 피살…5일 전 부임한 신임 소장
지난 1년 간 정치인 12명 살해 당해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폭력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에콰도르에서 치안 강화 조치 국민투표가 이뤄진 날 한 교도소장이 총에 맞아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국립 교도소 당국은 "데미안 파랄레스 에콰도르 마나비주 엘 로데로 교도소장이 불행히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파랄레스 소장은 5일 전인 16일 교도소장으로 새로 부임했다. 그는 지피자파 마을에서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던 중 총격을 받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콰도르의 교도소는 최근 3년 동안 460명 이상의 수감자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폭력이 빈번하고 범죄 조직의 중심지가 됐다. 지난 1월에는 마약 밀매 조직의 수장이 탈옥한 후 수십명의 수감자들이 연이어 탈옥하며 혼란을 빚기도 했다.
정치인 등 에콰도르 유력 인사들의 살해 사건 또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유세 행사 후 총살당한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대선 후보를 포함해 지난해 1월 이후 최소 12명의 정치인이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
특히 이날은 갱단의 폭력 사태와 관련해 국가의 조치 방식을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열렸던 날이기에 더욱 심각성이 부각됐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국민 투표 결과를 통해 "조직범죄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취할 국가 정책과 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에콰도르 국민 대다수는 노보아 대통령의 개혁에 찬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인구 10만명당 6건에 불과했던 살인 건수는 최근 43건까지 올라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지난 1월 노보아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진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수력 발전에 필요한 댐 수위도 낮아져 전력 부족까지 겪고 있다. 노보아 대통령은 19일 올해 두 번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절전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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