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아이티에 발 묶였던 미국인 47명, 美 마이애미 도착
美 정부, 지난 4년간 아이티 여행 금지 경고…"대피 계획 없어"
며칠 만에 입장 번복하고 자국민 위한 탈출편 마련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갱단 폭력 사태로 아이티에 발이 묶였던 미국인 47명이 정부 전세기를 타고 미국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폭스뉴스에 따르면 주아이티 미국 대사관은 이날 47명의 미국인을 태운 전세기가 아이티의 항구도시 캡-아이티엔에서 출발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47명은 모두 미국인으로 추정되며, 해당 비행편은 미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의 예약만 받았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4년 동안 아이티의 불안한 치안 상황을 이유로 여행 금지 경보를 내리는 등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폭력 사태가 발발하자 미국은 그간의 경고 사항을 언급하면서 미국인들을 즉각적으로 대피시킬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발표 며칠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자국민을 위한 탈출 비행편을 마련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이) 포르토프랭스를 벗어나는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안전한 인도가 준비되는 대로 미국 시민들에게 이를 알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웹사이트 링크를 공유하며 아이티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미국인들은 신청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캡-아이티엔 공항까지는 자력으로 와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미국 외에도 유럽연합과 유엔 등은 아이티 내 외교 인력을 대피시키는 등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최근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갱단 폭력 사태가 지속됐다. 이에 앙리 총리는 지난 11일 결국 사임했지만 갱단과 경찰의 충돌 사태로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아이티에는 오는 4월 3일까지 비상사태가 내려졌으며, 케냐는 국제 보안군을 이끌고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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