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갱단 점령' 아이티 총리에 "정치적 전환 촉구…사퇴 압박은 아냐"

수도 점령한 갱단, 아리엘 앙리 총리 사임 요구

5일(현지시간)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갱단 연합 'G9'의 수장 지미 '바비큐' 셰리지에가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4.03.0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수도를 점령한 무장 갱단이 총리가 사임하지 않으면 내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이 정치적 전환을 요구하면서도 앙리 총리의 사임을 압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그(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에게 안보 상황을 해결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다국적 안보 지원 임무를 준비할 수 있도록 권한 있고 포용적인 거버넌스 구조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앙리 총리에게 사임을 요구하거나 사임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앙리 총리는 보다 포괄적인 임시위원회를 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급격하게 악화되는 안보 상황을 거론하며 다국적 안보를 위한 긴급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앞서 아이티에서는 앙리 총리가 해외 출장을 나간 틈을 타 무장 갱단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교도소를 습격했다.

이에 아이티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통행금지를 발효하며 대응에 나섰다.

갱단 연합체의 두목인 지미 셰리지에는 2021년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앙리 총리가 과도정부 수반으로 새 정부 구성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앙리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셰리지에는 지난 5일 "앙리가 사임하지 않으면 우리는 대량 학살로 이어질 내전으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앙리 총리는 지난 1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갱단이 포르토프랭스의 주요 공항을 둘러싸고 있어 귀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해진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