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50만 모인 집회서 쿠데타 혐의 부정

재선 실패 후 지난해 대통령궁 및 대법원·의회 공격
"정당한 이유 없이 정치 현장서 배제시키는 것 용납 안 돼"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대규모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4. 2. 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50만 명의 지지자들이 집결한 자리에서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혐의를 다시 한번 부정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거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지 집회에 나와 약 20분간 연설했다. 그는 자신이 "박해를 받고 있다"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당국이 누군가를 정치 현장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임기를 지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을 가진 인물로, 루이스 이나시우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밀려 중임에 실패했다. 이후 지난해 1월 8일 대선 결과를 부정하며 브라질 대통령궁과 대법원, 의회를 침입했다.

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령 초안을 수정하고 군 수뇌부로 하여금 쿠데타에 가담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알렉산드르 데 모라에스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장의 체포를 명령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브라질 수도 상파울로 중심가를 가득 메우고 있다. 2024.02.25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보우소나루는 자신이 "쿠데타는 거리에 탱크를 배치하고 무기를 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라며 "브라질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며 과거를 지우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보우소나루 정권 당시 인프라부 장관이자 브라질 우파 정치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 주지사 등 다수의 정계 인사가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브라질 국기의 상징인 녹색과 노란색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한편 브라질은 날로 심화하는 정치 양극화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최근 룰라 대통령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와 비교하면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다. AFP는 이날 집회가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둔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시험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