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50만 모인 집회서 쿠데타 혐의 부정
재선 실패 후 지난해 대통령궁 및 대법원·의회 공격
"정당한 이유 없이 정치 현장서 배제시키는 것 용납 안 돼"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이 50만 명의 지지자들이 집결한 자리에서 쿠데타를 계획했다는 혐의를 다시 한번 부정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거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지 집회에 나와 약 20분간 연설했다. 그는 자신이 "박해를 받고 있다"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당국이 누군가를 정치 현장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임기를 지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극우 성향을 가진 인물로, 루이스 이나시우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밀려 중임에 실패했다. 이후 지난해 1월 8일 대선 결과를 부정하며 브라질 대통령궁과 대법원, 의회를 침입했다.
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법령 초안을 수정하고 군 수뇌부로 하여금 쿠데타에 가담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알렉산드르 데 모라에스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장의 체포를 명령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자신이 "쿠데타는 거리에 탱크를 배치하고 무기를 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라며 "브라질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평화이며 과거를 지우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보우소나루 정권 당시 인프라부 장관이자 브라질 우파 정치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타르치시오 드 프레이타스 상파울루 주지사 등 다수의 정계 인사가 참석했다. 지지자들은 브라질 국기의 상징인 녹색과 노란색 옷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한편 브라질은 날로 심화하는 정치 양극화로 인해 몸살을 겪고 있다. 최근 룰라 대통령이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와 비교하면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다. AFP는 이날 집회가 오는 10월 지방선거를 앞둔 브라질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는 시험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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