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고' 힘 받은 베네수엘라 野대선후보 "나 없인 선거 못해"
美, 일부 완화했던 베네수엘라 제재 복원 가능성 시사
마차도, 마두로 대통령 3연임 조치로 보고 "기괴하다"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가 최근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 당한 가운데 29일(현지시간) "투표 용지에 내 이름이 없다면 선거를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대권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이는 '미국의 경고'에 힘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마차도의 후보 자격 박탈을 두고, 미국은 과거 일부 완화했던 베네수엘라 제재의 복원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날 AFP 통신에 따르면 마차도는 앞서 자신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한 베네수엘라 대법원 결정에 대해 "기괴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겨냥, 자신이 야당 예비선거에서 "거의 300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고 그들은 패배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마차도가 과거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이 계획한 부패 행위에 가담해 국가에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를 들어 그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는데, 사실상 이는 마두로 대통령의 3연임을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돼 있다. 마차도는 마두로 대통령의 3연임을 저지할 수 있는 유력 야권 지도자로 꼽혀왔다.
미국은 마차도의 후보 자격 박탈 상황을 보고, 지난해 마두로 정권과 베네수엘라 야권이 '2024년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이 깨졌다고 봤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 합의를 계기로 베네수엘라산 원유 유통과 판매에 부과한 제재를 일부 교환하고 죄수 교환도 실시한 바 있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마차도의 자격 박탈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밝히며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을 암살하려는 미국의 수많은 음모를 정부 당국이 저지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합의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측은 대법원의 판결 과정 등 모든 것은 '정상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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