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아공 '네타냐후 체포' 반발에 본국 대사 소환하며 '맞대응'

남아공, ICC에 "네타냐후 체포“ 촉구 및 이스라엘 외교관 소환

15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은 가자 지구 상공에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외무장관이 가자지구 대량 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베냐민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촉구하자, 이스라엘도 주남아공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하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압박도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 장관은 지난 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이달 중순까지 발부해 줄 것을 ICC에 요청하는 등 가자지구 학살 행위에 대한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남아공은 가자지구 공습에 "대량 학살"이라고 반발하며 이미 지난달 초 주이스라엘 대사와 외교관들을 자국으로 소환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아울러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을 전면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강경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 측도 주남아공 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해 협의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남아공 외무부는 이날 밤 발표한 짧은 성명에서 "최근 남아공의 발언을 배경으로 (이스라엘이) 남아공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예루살렘으로 불러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쿰부조 은샤브헤니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은 이날 남아공 정부는 ICC가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거버넌스의 실패를 의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이 학살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남아공 대사가 지난주 코모로, 지부티, 볼리비아, 방글라데시와 함께 "전쟁 범죄, 반인도 범죄 및 집단 학살을 조사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ICC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가 이러한 범죄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는 만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지도자들에 대한 체포 영장이 곧 발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남아공 정부는 이스라엘 주 가자지구의 하마스와의 전쟁을 '대량 학살'로 규정하며 프리토리아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을 전면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계속되고 병원 시설 등에 대한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남아공을 비롯해 요르단, 칠레, 차드, 콜롬비아, 볼리비아, 온두라스, 차드 국가들도 가자지구 폭격에 항의해 이스라엘 외교관을 소환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대규모 반격에 나섰고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약 1만 33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남아공은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을 열렬히 지지해온 국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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