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은 '대량 학살'…고의적으로 죽음·기아 초래"

"물·위생·식량 시스템 파괴…2월까지 '원자폭탄 2개' 수준의 폭탄 사용"
"대형폭탄 및 AI 표적 시스템 활용하며 안전조치 무시"

7일 (현지시간) 가자 지구 자발리아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 군의 포격을 받아 초토화 된 건물이 보인다. 2024.11.0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유엔이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전쟁에 대해 '대량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 특별위원회는 이날 공개된 가자지구 전쟁 관련 새로운 보고서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의도적으로 자행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와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 인도적 지원 방해, 민간인과 구호 요원들에 대한 표적 공격 및 살해, 유엔의 거듭된 호소, 국제사법재판소의 구속력 있는 명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죽음, 기아,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관행은 대량 학살의 특징과 일치한다"며 "이스라엘은 기아를 전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집단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필수적인 물, 위생, 식량 시스템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면서 다음 세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치명적인 위기를 조성했다"며 "전례 없는 민간 기반 시설 파괴와 높은 사망자 수에 깊은 경각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인간의 감독을 최소화한 채 대형 폭탄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표적 시스템을 활용한 것은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고 민간인 사망을 방지할 충분한 안전 조치를 취할 의무를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월까지 가자지구에 2만 5000톤 이상의 폭발물을 사용했다. 이는 원자폭탄 2개에 맞먹는 양이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가자지구에선 4만 3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책임을 묻지 않고 군사 및 기타 지원을 계속 제공하고 있다"며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즉시 개입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일어났던 10월 7일부터 지난 7월까지의 가자지구 전쟁 상황을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