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美대사 "러·중, 北 모니터링 방해…핵·대량살상무기 계속 발전"

러 "서방, 북한 악마화 하며 공격 정당화"…中 "상호 신뢰 증진해야"
북한 "핵 무력 증강 가속화할 것…미국 핵위협 임계점 도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 AFP=뉴스1 ⓒ News1 이창규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보호해 북한이 유엔 제재를 더 위반하도록 대담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 대사는 이날 북한이 지난달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뻔뻔하게 북한을 보호하면서 북한의 행동에 대한 그 어떤 보복이나 비난조차 막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 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이 모니터링을 방해하면서 북한이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핵,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의 규탄 성명 발표를 막았다고 덧붙였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도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금지 품목 목록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이 (ICBM) 발사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제기한다. 어떻게 빈곤한 북한 정권이 다양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 답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장비, 재료,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큰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나 옙스티그네예바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를 소집한 미국, 프랑스, 일본, 몰타, 한국, 슬로베니아, 영국 등 국가들이 북한을 악마화하며 비효과적인 제재 조치를 유지하고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의 공격적인 조치를 정당화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위험한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보리가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서방 국가들이 냉전 시대의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푸충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안보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하며, 단순히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이 적대적인 핵무기 보유국들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 무력 증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은 그 규모와 위험성 측면에서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미국의 무모한 움직임으로 인해 잠재적인 상황이 전쟁 직전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최종 완결판 ICBM'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ICBM '화성-19형'을 시험 발사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