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중앙아공 보지제 전 대통령 안보리 제재안 거부
- 정이나 기자
(유엔본부 로이터=뉴스1) 정이나 기자 =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전달된 8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입수해 "미국과 프랑스가 '보지제 전 대통령이 중앙아공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후원하거나 직접 가담하고 있다'는 내용의 제재안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보지제 전 대통령과 측근 인사 2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담고 있는 이 제재안은 당초 22일 발효될 예정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마지막 순간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익명의 안보리 이사국 외교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안에 제동을 걸었다"며 "완전히 철회된 것인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안보리 제재위원회는 만장일치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제재안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제동이 풀리지 않으면 기약없이 표류하게 된다.
중국 측은 "제재에 의존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우리의 원칙적인 입장"이라며 "제재는 적절한 문제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도 서면을 통해 "보지제 전 대통령에 대한 제재 조치는 중앙아공의 종교갈등 해소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제재위원회에 설명했다.
아울러 "보지제 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올린 프랑스와 미국이 그의 비헌법적 축출을 배후에서 조종한 전 셀레카 반군 지도자 미셸 조토디아는 왜 간과했는지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아공에서는 지난해 3월 이슬람주의 셀레카 반군이 기독교 정권을 축출한 후 과도정부를 구성했지만 이슬람-기독교계간 유혈충돌이 번지며 무정부 상태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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