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현대車 도전에 '플레인 바닐라' 스타일 확 바꾼다

</figure>후쿠이치 토쿠오 토요타 수석 디자이너가 토요타의 오리스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News1 <br>현대자동차의 성장에 위기를 느낀 토요타사가 좀 더 공격적으로 스타일링에 집중하고 있다. 별 특징없는'플레인 바닐라(plain vanilla)'로 불리던 토요타사 자동차가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토요타사의 경쟁사인 현대와 기아는 최근 외국인 디자이너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는 2011년 말 BMW에서 영입한 크리스토퍼 채프먼을 수석 디자이너로 전면 배치했으며, 기아는 폭스바겐의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수장으로 임명, 처음으로 외국인 수장을 맞이했다.

지난 2011년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후쿠이치 토쿠오 토요타 수석 디자이너를 다시 채용했다. 그가 관동자동차(Kanto Auto Works)를 떠난 직후였다.

후쿠이치 디자이너가 토요타사로 되돌아왔을 때, 도요타 토요타사 회장의 주문은 단순했다. 토요타자동차를 '심플(simple)'하고 '쿨(cool)'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의를 제기했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회장님께 쿨한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토요타는 못생긴(ugly) 부분을 고치고 더 나아보이기 위해 이미 열심히 노력해왔다"며 "토요타가 가장 부족한 것은 캐릭터(character)"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후반 토요타의 인기모델인 프리비아를 디자인한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토요타 자동차 디자인에 적절한 긴장감을 가져왔다.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재미(fun)있고 신나는(excitement) 시각을 잃어버렸다며 토요타사를 비판하면서 따분하고 기술지배적인 디자인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토요타사의 디자인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한가운데가 꼬집어진 렉서스의 축 창살에서부터 오리스 해치백의 날카롭게 각이 살아있는 전조등까지, 토요타는 특징이 전혀없는 '플레인 바닐라'로부터 거리를 두기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주주회의에서 렉서스의 새로운 얼굴에 대한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만약 우리가 지금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다면 우리를 위한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타의 눈에 띄는 변화는 14일부터 열리는 디트로이트오토쇼에서 볼 수 있다. 토요타는 세단 콘섭트카 푸리아를 출품한다. 이는 향후 고객들에게 코롤라로 출시될 예정이다.

◆ 더이상 민주주의는 없다

분석가들은 토요타사가 변화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현재 토요타사는 디자인 부분 선두주자인 BMW와 폭스바겐의 아우디와 같은 브랜드와 대량판매용 세단을 만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대 사이에 끼어있다.

마츠모토 쿠니히로 UBS증권 자동차분석가는 "경쟁자는 늘고 있다"며 "경쟁자들은 점차 안전기술과 연료효율성과 같은 영역에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토요타는 자신을 드러낼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며 "디자인을 통한 제품개선이 토요타가 나아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사의 임원들은 고객들이 토요타사 자동차를 선호하는 이유가 전통적으로 디자인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그러나 이젠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전에 우리는 결점을 줄이는 것에 집중해왔다"며 "이는 우리 자동차가 어느누구에게도 미움을 받지 않을 수 있게 했지만, 반대로 어느누구도 우리 자동차를 열정적으로 좋아하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치기 위해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전통도 바꿨다. 전통적으로 토요타사는 약 100명의 패널이 디자인을 보고 점수를 매겨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왔다. 나고야 근처의 토요타사 본부에서 약 30명의 임원들이 모여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지금은 디자이너들이 강하게 바꿀 모델을 추천한다. 패널로부터의 논평도 여전히 고려사항이긴 하지만, 디자인을 결정할 때 필수적이진 않다. 그리고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임원의 수도 10명으로 줄었다.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더이상 민주적인 결정은 없다"고 말했다.

토요타사의 공학기술과 생산은 "카이젠(改善)" 혹은 끊임없는 개선으로 정의되어 왔다. 이는 현존하는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디자인 분야에서는 더이상 '카이젠'이 통하지 않는다고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말한다.

후쿠이치 디자이너는 "카이젠을 통해 웬만한 모델은 될 수 있더라도 관객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배우는 될 수 없을 것"이라며 '튀는 개성'을 강조했다.

wit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