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 관세맨 트럼프가 돌아왔다…무역전쟁 전운 짙어져

[트럼프 복귀 2025년]②관세 보호무역 기승. 지정학적 긴장, 연준 금리 향방
관세인상, 감세연장, 규제완화, 이민자 추방의 경제 효과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의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복귀한 2025년 세계 경제는 관세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기승과 지정학적 긴장 지속으로 짙은 불확실성에 휩싸일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 세계 경제는 꾸준한 회복세로 선전했지만 올해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경제는 올해 최대 와일드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더욱 신중한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기준금리는 인하되겠지만 예상보다 덜 내려갈 수 있다.

"미국 실효관세율 5%p 인상…중국산은 10~15%p"

트럼프 경제 정책은 크게 관세 인상, 감세 연장, 규제 완화, 이민자 추방이라는 4가지로 특정된다. 미국 공공정책 연구기관 후버연구소는 "관세는 경제 성과에 해를 끼치고 일반적으로 가격에 일회성 영향을 끼치고 감세 연장은 긍정적이지만 감세와 같은 부양효과를 제공하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2018년 트럼프 1기 관세와 달리 2기는 세계 경제, 특히 유럽과 중국의 경제가 약하고 외교관계가 긴장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격적 보복의 위험이 크다고 후버연구소는 지적했다. 규제완화와 정부 효율성 개선은 긍정적 효과를 내겠지만 이민자 대규모 추방은 부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경제의 성적이 2025년 세계 전망의 최대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 중국산에 최고 60%까지 관세 인상을 경고했다.

하지만 씨티그룹은 관세와 관련해 2025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약 5%p 상승, 중국산의 경우 10~15%p 인상을 예상했다. 미국 제품에 대한 외국의 보복은 그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거시적으로 볼 때 관세는 미국 물가에 대한 상승압력과 나머지 세계의 실질소득에 대한 하락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 더 공격적 관세조치가 취해지면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저물가+저성장) 효과를 증폭할 가능성이 높다고 씨티그룹은 경고했다. 트럼프 2기의 정책 충격이 어떻게 상쇄될지는 구체적 실행이 나와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년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징후를 경계하며 통화정책을 조금 더 긴축적으로 운용해야 할 압박도 커진다는 점이다. 연준이 이미 올해 금리 전망을 높여 잡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엘 에리언 "지정학적 격변에 미국 예외적 성장 위험"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가 제안한 무역, 이민, 규제, 세금 정책의 변화는 향후 몇 년간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연준 내부에서도 논쟁적일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약속한 불법체류자 추방과 새로운 이민 정책은 노동자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을 유발할 수 있지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또 관세로 가격이 올라갈 수 있지만 기업의 마진이 줄거나 기업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가격 상승에 따른 높은 금리와 달러화 강세도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정책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책 효과에 대해 위험하게 추측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정학적 긴장 변수도 중요하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트럼프가 러시아, 중국과의 지정학적 관계를 어떻게 맺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시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채텀하우스는 전망했다.

트럼프가 중국산에 대한 관세 위협을 실행에 옮기고 대만 방어에 나설지 아니면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축소하는 대가로 대타협을 시도할지 관건이라고 채텀하우스는 평가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를 이끌었던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문에서 정치적, 지정학적 격변으로 미국 경제의 예외적 지속성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 연준은 목표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을 낮춰 경제를 침체로 이끌 위험을 감수할지라는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