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다·닛산 합병 논의…완료시 현대차·기아 밀어내고 세계 3위(종합)
중국산 저가 공세 속에서 트럼프 전기차 정책 철회 위협까지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의 혼다와 닛산 자동차가 경영 통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세계 판매 3위 자리를 내줘야 처지에 몰렸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NHK방송, 로이터 등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 자동차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산하에 양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조정되는 방식을 논의중이다.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류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혼다와 닛산은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여기에 미쓰비시까지 합세하면 판매량 800만대를 넘어서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메이커가 탄생한다.
2023년 세계 자동차 판매 기준으로 3위는 현대 기아차(730만대), 4위는 스텔란티스(639만대)다. 혼다는 398만대로 7위, 닛산은 337만대로 8위다.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 협의에 들어간 배경에는 치열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자동차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이 있다고 NHK방송은 설명했다.
미국 테슬라, 중국 BYD가 향후 자동차 미래 기술을 선도하면서 혼다와 닛산은 단독의 투자부담이 크기 때문에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은 미국의 상당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기존의 전기차 정책을 사실상 전면 철회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수입 차량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혼다와 닛산의 거래를 승인하기 위해 두 회사에 특정 조건을 제시하거나 양보를 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일본 자동차만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정부의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투자를 늦추고 있다. 차입 비용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해 미국에서 전기차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GM은 지난 9월 현대차와 공동 차량 개발 등 비용절감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럽 자동차 역시 혼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한 가운데 비용은 크고 보급률은 예상보다 더디며 저가의 중국산 공세가 심화하며 자동차 관련 일자리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독일 국민차 폭스바겐은 198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독일 현지 공장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를 위해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도 삭감할 수 있어 폭스바겐 경영진은 노조와 격렬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미 지난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폭스바겐 브랜드 아우디 공장은 폐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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