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0만달러 간다"…美전략자산으로 비축 어떻게 되나[딥포커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의 술집인 펍키 바를 방문해 비트코인으로 치즈버거를 구매하고 있다. 2024.09.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강세장의 열기를 빨아 들이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조성할 계획을 거듭 밝히면서 비트코인은 또 다른 이정표 11만달러를 향해 달리며 사상 최고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이 국가 전략비축 자산에 포함되면 5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로이터, 크립토슬레이트 등 외신을 통해 미국이 전략적 준비금으로서 비트코인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질문과 답변식으로 살펴봤다.

전략적 비축이란?

위기나 공급 중단시 방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의 비축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는 1973~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 조치에 따라 미국 의회가 석유를 비상 공급처로 비축하는 것을 법제화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통령들은 전쟁이나 허리케인으로 멕시코만의 석유시설을 강타할 경우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비축유를 활용했다. 가장 최근 전략적 비축유를 방출한 것은 2021년 말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활용한 바 있다.

캐나다의 경우 메이플시럽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고 중국은 금속, 곡물, 돼지고기도 전략적 비축자산으로 모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비트코인 전략준비금은 어떻게 작동할까?

금융과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전략준비금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트럼프가 행정 권한을 사용해 비축을 명령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법으로 제정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미국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에 외화를 매매하고 비트코인을 보유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준비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사토시 액트 펀드 설립자인 데니스 포터는 "재무부는 ESF를 통해 통화를 매입하여 달러를 안정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일부 비트코인 비축 지지자들은 미국이 금보유량 일부를 매각한 수익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비트코인 준비금에는 정부가 범법자로부터 압수한 비트코인이 포함될 수 있다.

비트코트레저러스닷넷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20만개로 현재 가격으로 약 210억 달러(약 30조1800억원)에 해당한다. 하지만 법무부로부터 비트코인을 이전하기 위한 법적 절차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화당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현재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구체적으로 비트코인 비축을 제안했다. 루미스 의원은 지난 7월 재무부가 운영하는 준비금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는데 재무부가 5년 동안 매년 비트코인 20만개를 매입해 모두 100만개를 모으는 프로그램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규모는 전 세계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 2100만개의 5%에 해당한다.

재무부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예금과 금보유에 대한 수익금으로 구매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비트코인 준비금은 최소 20년 동안 유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비트코인 준비금의 장점은?

트럼프는 올 7월 연설에서 비트코인 준비금이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글로벌 비트코인 시장을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달 12일 뉴욕증권거래소 개장벨을 울리는 자리에서도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암호화폐를 수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암호화폐를 통해 큰 일을 해낼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암호화폐를 수용하고 있고 우리는 그 선두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브라질은 최근 국제 준비금의 5%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는 법안을 제안했고 폴란드 대통령 후보인 슬라보미르 멘첸은 당선되면 비트코인 준비금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일본에서도 의원들이 정부에 비슷한 조치를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고 크립토슬레이트는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미국은 세금 인상 없이 재정 적자를 줄여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다.

루미스는 11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계획이 미국이 20년 안에 부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 달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달러로 결국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외국의 적들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험은 무엇인가요?

하지만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은 대부분의 다른 상품과 달리 비트코인은 본질적인 용도가 없으며 미국 경제의 기능에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008년에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하기에는 변동성이 크며, 암호화폐 지갑은 여전히 사이버 공격에 악명 높은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정부의 매입이나 매도는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