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인플레 압박…"연준, 내년에 금리 많이 못 내릴 것"
FT-시카고 설문 "응답자 60%, 내년말 금리 3.5% 이상 전망"
로이터 "이코노미스트 99명 중 58명 내년 1월 금리 동결"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로이터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1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FT에 따르면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47명은 대부분 내년 금리 전망을 3개월 전 조사 때보다 높여 잡았다. 3개월 전 설문은 대통령 선거유세가 한창이었고 이번 설문은 도널드 트럼프가 새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다.
FT와 시카고부스 경영대학원 공동 설문에 따르면 내년 말 금리를 3.5~4%로 예상하는 비중이 60%로 가장 많았다. 3개월 전 설문에서 가장 높은 비중(42%)으로 예상된 내년 말 금리는 3~3.5%다. 다수가 3개월 만에 내년 말 금리 예상치를 높여 잡은 것이다.
현재 연준금리는 4.5~4.75%로 이번 주 금리는 0.25%p 인하가 사실상 확정적이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펀드선물 시장에서 12월 17~18일 금리 25bp(1bp=0.01%p) 인하 확률은 93.4%에 달한다.
3개월 사이 금리 전망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다. FT-시카고부스 공동 설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 60% 이상이 트럼프의 관세 계획이 미국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중국에 대한 보편적 관세와 가파른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고 FT는 전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47명 중에서 80% 이상이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측정한 내년 인플레이션이 2026년 1월 이후까지 연준 목표 2%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9월에는 설문조사 같은 응답을 내놓은 비중은 35% 수준이었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핵심 PCE 인플레이션 중간값도 9월 조사 2.2%에서 12월 조사 2.5%로 올라갔다.
12월 5~10일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 1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대다수가 내년 1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내년 금리 전망에 관한 질문에 답한 이코노미스트 99명 중에서 58명이 1월 28~29일 연준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1월 연준 회의는 트럼프가 취임하고 1주일 정도 지나 열리는 것이다.
로이터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 97명 가운데 56명(60%)은 내년 말까지 최소 3회 이상 25bp씩 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3.5~3.75%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10월 설문(90% 이상)과 11월 설문(70% 이상)보다 줄어든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덜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
2025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지난달보다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응답 이코노미스트 48명 중 36명(75%)이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위험이 높다고 답했다.
수입 관세부터 감세까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려했다.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밀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수입 관세 인상은 2025년 핵심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연준이 내년 금리를 2번 이상 인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의 데이비드 세이프 선진 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으로 인한 관세 인상 및 잠재적인 공급망 붕괴는 2025년 중반에 핵심 인플레이션을 3% 이상으로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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