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테그플레이션 위험…가즈프롬뱅크 제재, 루블 2년래 최저
친푸틴 싱크탱크 "고금리, 저성장 최악 시나리오"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 경제가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더욱 커졌다. 러시아에서 세번째로 큰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금융회사이자 3대 은행인 가즈프롬뱅크가 미국의 제재목록에 추가되면서 루블화는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일 루블화는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다소 회복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던 2022년 2월 수준으로 내려와 있다.
가즈프롬뱅크는 러시아가 석유와 가스 판매로 수익을 얻는 주요 통로였다. 미국의 러시아 돈줄을 더욱 옥죄면서 러시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러시아중앙은행의 엘비라 나비울리나 총재는 수개월 동안 폭락을 예견해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리를 21%까지 올렸지만 현재 연간 9%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의 8%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지출로 사용한다. 정부 예산적자는 GDP의 2%다. 게다가 루블화 약세는 수입품 가격을 끌어 올려 상황은 악화일로다.
러시아의 군사화로 인해 국방 부문에 자원이 집중되면서 나머지 경제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재들의 이탈과 최대 150만 명의 병력을 동원하려는 계획으로 인해 가용 노동력이 쪼그라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 경제는 더 이상 성장할 여력이 없는 반면 생활필수품의 인플레이션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버터 가격이 너무 비싸져 버터 절도가 급증했다.
친푸틴의 싱크탱크 조차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가 실패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정부와 연계된 싱크탱크 TsMAKP는 "러시아 경제가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했다"고 전망했다. TsMAKP는 "현재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와 추가 인상 전망으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예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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