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CEO 전격 사임…기업가치 40% 하락 경고 영향

"북미 판매 부진, 재고 증가에 최대 100억유로 현금 소진"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지프, 피아트, 푸조 등 브랜드를 소유한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 경영자(CEO)가 돌연 사임했다. 올해 스텔란티스의 기업 가치가 약 4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지 두 달 만이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매출 기준 세계 4위의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성명에서 “존 엘칸이 의장을 맡고 있는 회사 이사회는 오늘 카를로스 타바레스의 CEO직 사임을 즉각적으로 수락했다"고 밝혔다.

엘칸은 피아트를 설립한 아그넬리 가문의 후손이자 투자 회사인 EXOR를 통한 스텔란티스의 최대 주주로서 스텔란티스의 탄생에 기여한 타바레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른 주요 주주로는 푸조 가문과 공공 투자 은행인 BPI 프랑스가 있는데 BPI는 프랑스 정부를 대신한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 상반기에 후임 CEO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의 사외이사회는 성명에서 타바레스의 사임 결정은 최근 몇 주 동안 주요 주주와 이사회, 타바레스 사이에 서로 다른 견해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바레스는 스텔란티스가 2024년 실적에 대한 이익 경고를 발표한 후 비판을 받았다. 북미 시장의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로 인해 최대 100억 유로(약14조7000억원)의 현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수익 경고로 인해 최고 재무 책임자와 북미 사업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그룹 최고 경영진이 대대적으로 개편되었지만 처음에는 타바레스는 살아 남았다.

그러나 이후 스텔란티스는 타바레스가 새로운 CEO 임기를 원하지 않으며 현재 임기가 끝나는 2026년 초에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0% 하락했다.

타바레스는 '다윈 시대'로 표현되는 자동차 산업의 현재의 어려움을 견뎌낸 인물로서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 소유주인 PSA 합병을 통해 현재의 스텔란티스를 2021년 초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하지만 타바레스는 솔직한 스타일로 인해 미국 노조, 이탈리아 정부 등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노골적으로 타바레스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바 있다.

스텔란티스는 새로운 상임 CEO를 임명하는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 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속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CEO 선임 절차는 당초 내년 마지막 분기까지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 동안 엘칸이 의장을 맡는 새로운 임시 집행위원회가 구성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