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격에 日기업들 "가격인상? 멕시코 거점 美로 이전?" 고심

물류 혼란 가중…일부 제조업체는 관세 낮은 곳으로 생산·판매 이전
JETRO 이사장 "추가적 관세, 국제 경제질서 훼손할 가능성 있다"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소재 컨테이너 터미널에 산적한 물류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2022.07.21/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캐나다·중국 등에 관세 인상을 예고한 뒤로, 대상 국가들에 공장을 둔 일본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광범위한 분야에 파장이 미칠 수 있어 많은 기업이 대응책 마련에 압박받을 것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산업군 중에서도 충격인 큰 분야는 해운 등 물류 쪽이다. 일부 제조업체는 관세가 비교적 낮은 국가로 생산지나 판매처를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업들이 혼란에 빠진 것은 지난 25일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년 1월 취임한 후로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지난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말 그렇게 되면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은 막대해질 우려가 있다. 주시하고자 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시구로 노리히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이사장도 "추가적 관세 조치가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에 기반한 국제 경제질서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당장 멕시코에는 일본 대표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을 두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혼다·닛산자동차 등이 대미 수출용 자동차를 생산할 목적으로 마련한 공장들이다.

도도로키 히카리 KPMG 컨설턴트는 관세 인상은 제품 이익률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 기업도 "관세액만큼 가격을 올려 전가하거나 멕시코 내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는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이킨 공업의 도가와 마사노리 회장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미국 수출용 공기청정기 관련 제품을 "아르헨티나 등 남미용 사양으로 바꾸는 방안도 있다"며 판매처 변경을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리코는 관세 인상에 대비해 중국에서 미국용 사무기기 생산을 태국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일본해사센터가 공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일반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선박 운송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가량 더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관세 인상을 고려한 '선수 치기 운송'이 수치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운송업계 관계자는 "장래적으로 무역 패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