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5% '관세 폭탄' 예고에 북미자유무역 무력화…"자동차업 최대 피해"
"모든 무역에 25% 관세 일방적으로 부과, 협정 파기하는 것"
캐나다와 미국 간 경제 협력 중단시 공급망에 영향…AI 등 첨단기술 개발에도 적신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 관세 폭탄으로 첫번째 재임기간 맺었던 새로운 북미 무역협정을 무력화할 태세다.
지난 2018년 트럼프는 20년 넘게 지속됐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을 폐기하고 새로운 조건으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약(USMCA)을 타결했는데 스스로 자신이 타결한 협정을 파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새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첫날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멕시코, 캐나다를 통해 들어오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에 대해서도 10% 추가관세를 경고했지만 인접한 동맹국인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직접적 관세 위협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 달러가 중국 위안화보다 더 요동쳤다.
이번 소식으로 캐나다 달러는 4년 만에 최저, 멕시코 페소는 2년 만에 최저로 거래됐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0.3%대 낙폭을 그렸다.
2020년 발효된 USMC는 북미 3개국 사이 이동하는 상품에 무관세를 적용하지만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했다.
중국이 멕시코를 전기차, 철강을 포함하는 상품의 수출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트럼프 경제팀은 판단했고 이를 막기 위해 관세 카드를 가장 먼저 주요 무역국에 내민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10월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서 "100%, 200%, 1,000% 등 필요한 관세가 무엇이든 부과할 것"이라며 중국이 멕시코 공장을 통해 미국에 어떤 자동차도 팔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찬사를 보냈다. 애크먼은 X에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 이민자와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중단하면 25% 관세를 시행하지 않거나 시행하더라도 철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트럼프가 "관세를 무기로 미국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경제적, 정치적 결과를 달성하여 미국 우선 정책을 이행할 것"이라며 "취임하기 전부터 외교 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는 무역 약속 위반이라는 측면에서 무역 상대국으로서 미국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역설적으로 트럼프 자신이 최고라고 불렀던 USMCA를 약속보다 1년 먼저 파기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USMCA의 다음 재협상 시기는 2026년에 시작된다.
트럼프는 새로운 USMCA가 기존 무역협정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찬사를 보냈다. 그는 지난 2020년 1월 "USMCA는 우리가 지금까지 체결한 무역 협정 중 가장 공정하고, 가장 균형 잡혔고 유익하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체결한 협정 중 최고"라고 말한 바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 무역 협상가였던 존 베로노는 WP에 "모든 무역에 25%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협정을 파기하는 것"이라며 "미국산에 대한 보복 관세 가능성이 높고 이는 수출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도입으로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또 다시 혼란에 빠질 위험도 있다. 고울링의 웬디 와그너 국제무역 관세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캐나다와 미국 사이 경제 협력이 중단되면 공급망에 영향을 끼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개발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와그너는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 및 경제 협력은 북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에 필수적"이라며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 국가안보 관련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양국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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