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와 트럼프의 귀환…"내년에 1달러=1유로" 전망

10개 글로벌 은행, 패리티 전망…"중국보다 유럽이 더 위험할 수도"
비트코인 9만달러 돌파…도지코인, 머스크 소식에 '불기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10월5일 펜실베니아주 버틀러 선거 유세 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와 함께 무대에 올라섰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의 기축통화 미국 달러와 '미래의 돈' 지위를 노리는 암호화폐가 불기둥에 올라 타는 사이 유로화는 달러와 동등한 가치인 패리티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관세와 유로존 경제를 책임지는 독일의 혼란은 유로화에 최악의 조합이다. 트럼프의 재등장에 중국이 바싹 긴장하고 있지만 더 큰 악재는 정치적으로 불안하게 분열된 유럽일 수 있다.

유로화 최악 시나리오 = 미국 관세+독일 혼란

달러가 6개월 만에 최강세를 보이고 대표적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돌파한 12일(현지시간) 환율 전문가들이 미국 대선 이후 유로화가 달러와 패리티(1달러=1유로)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며 바클레이스, 노무라 등 10개 글로벌 은행들은 지난주 유로 전망을 하향했는데 최근 몇 달 동안 유로화 강세 전망과 대조적이다.

옵션시장에서 트럼프 재집권기의 전망에 따른 베팅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거래가 유로화 약세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환율시장에서 트럼프의 재집권에 따른 약세베팅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는 거래는 달러 대비 유로 약세라는 얘기다.

보호 무역주의가 트럼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트럼프식 보호무역은 관세로 정의된다. 관세는 유럽의 수출산업에 타격을 가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 이후 이미 유로는 3% 가까이 추락했다.

여기에 더해 유럽은 정치적으로 불안감이 가중됐다. 독일은 간신히 경기침체를 피했지만 연립정부가 붕괴했다. 올라프 숄츠 총리에 대한 의회 신임투표는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앞당겨져 2월 조기 총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올해 조기 대선 이후 정치적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유럽이나 중국의 상응하는 정책 대응 없이 트럼프 의제가 전면적이고 신속하게 시행된다면 유로-달러가 패리티를 통해 0.95센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오른쪽)와 도지코인 시각물 ⓒ 로이터=뉴스1

킹달러 귀환…비트코인 사상 최고 행진

그사이 달러와 비트코인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핵심으로 더욱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0.6%까지 올라 5월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9만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를 갈아치웠다.

이날 저녁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이끌 인물이라고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도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의 약자는 'DOGE'로, 머스크가 홍보하는 암호화폐 '도지 코인'과 이름이 같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급등하면서 도지코인은 5일 선거 이후 2배 이상 올랐다.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전기차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9% 빠졌지만 선거 이후 약 30% 오른 상태다.

트럼프는 유세 기간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표현한 바 있다. 트럼프의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규제를 포함한 금융기관들의 수장에 친암호화폐 인사들을 앉힐 가능성이 주목을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수장자리에 거론되는 인물들은 다수가 공개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트럼프가 규제를 포함한 금융 기관장들을 친암호화폐 인사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티로우프라이스의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비엘라덱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나머지 세계 경제의 성장이 미국 경제로 재분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세계의 모든 돈을 미국이 흡수할 태세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