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예상대로 0.25% 인하…파월 "사임 없다"(종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강세를 재차 강조하면서 이틀 전 치러진 대선에서 다시 당선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사임을 요청해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떠나지 않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치고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사임 요청이 있다면 그렇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요(No)"라고 짧게 답했다.
기자의 추가 설명 요청에 대해 다시 "아니요(No)"라고만 말하며 단호하게 거부했다.
이후 유사한 또 다른 질문에 변호사 출신인 파월 의장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not permitted under the law)"고 단어 하나 하나를 정확하게 발음하면서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늘 차기 행정부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에 대한 정치적 위협에 대해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이며 어떤 정치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의 내용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연준이 차기 행정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그는 "우리는 추측하지도, 추측하지도, 가정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첫 임기 동안 차입 비용을 충분히 신속하게 인하하지 않았다며 파월 의장을 해고하겠다고 수 차례 위협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8년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했는데 이후 금리와 관련한 이견으로 수 차례 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선거 유세과정에서 자신이 임명했던 파월 의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하며 금리 결정에 "최소한" 발언권을 갖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의 연준 의장으로서 임기는 2026년 5월 끝나고 연준 이사로서 임기는 2028년 1월 종료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파월의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거의 1년 동안 그림자 의장을 임명해 파월의 잠재적 대항마 역할을 맡길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미국 대선 이틀 후 나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은 예상대로 금리 인하였다. FOMC는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25bp) 인하했다.
금리인하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만장일치 의견으로 결정된 것으로 지난 9월의 50bp 이후 2차례 연속 내렸다. 이로써 한국 기준금리(3.25%)와 차이는 다시 150bp(1bp=0.01%포인트)로 좁혀졌다.
FOMC는 금리인하 결정을 내리고 성명서를 통해 고용시장이 "대체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전 성명서에서는 월간 신규 고용의 둔화를 언급한 반면 이번에는 노동시장을 더 광범위하게 언급했다. 성명서는 실업률이 여전히 낮지만 "노동시장 상황이 일반적으로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성명서는 고용 시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이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9월 성명서의 표현을 반복했다.
성명서는 또한 물가 압력이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었다"고 언급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크게 확신한다"는 문구는 더 이상 포함하지 않았다.
성명서는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해 "추가적인"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척도인 식품 및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지난 3개월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9월 현재 연간 약 2.6%를 기록했다.
이번 성명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1월 집권을 고려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5일 선거에서 트럼프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당선됐는데 가파른 관세 인상부터 이민 단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덜 내릴 가능성을 시장은 주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 거래자들은 연준이 내년 금리를 두 번만 내려 3.75~4% 범위까지만 인하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연준이 9월 전망했던 최종 금리보다 1%p 높은 것이다. 지난 9월 연준이 금리를 0.5%p 낮췄을 때 내놓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은 100bp, 내후년은 50bp 인하돼 2.75%~3.00% 범위로 전망됐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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